"나랑 포옹하는 것도 업무"…비서 알바 면접 중 성추행 뒤 '꽃뱀' 역공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한 여성이 중고 거래 앱을 통해 아르바이트 자리를 발견하고 면접 보러 갔다가 강제추행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29일 JTBC에 따르면 돈이 급했던 시기 시급 3만 원의 아르바이트 공고를 지나치기 어려웠던 20대 여성 A 씨는 '수행비서 남녀 무관 청소 관리'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A 씨는 "일을 하나 더 구할까 싶었는데, 거리도 가깝고 제 일이 끝나는 시간과 맞아서 이력서를 제출했고, 면접보러 갔다"고 밝혔다.
면접 당시, 사장은 밥 한 끼 대접하겠다며 호프집으로 끌고 갔다고. 이곳에서 A 씨가 하기로 한 세차장 청소 수행 업무와는 무관한 질문이 계속됐다.
사장은 "안마 잘하냐?"고 물은 뒤 "바다 가서 칼국수 먹고 운전해서 돌아오는 것까지 시급 쳐주겠다"고 했다. 동시에 "이것만 마시면 너를 채용하겠다. 돈 많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냐?"면서 술 마시는 것을 강요했다.
이후 사장은 업무 공간을 소개해 주겠다며 A 씨를 사무실로 데려갔고, 안마를 요구했다. 사장은 "편하게 누워라, 편하게. 저하고 안고 있는 것도 일이다. 싫냐?"며 성추행했다.
이에 A 씨가 "싫다"고 거부 의사를 보였지만, 사장은 "싫으면 안 되죠. 이것도 일의 한 부분이다. 같이 있는 거. 얘기 좀 할까요?"라고 말했다.
A 씨는 "완강하게 거절했지만 저를 강제로 눕히려 하고 추행하려고 했다"며 곧장 사무실을 빠져나와 경찰서로 가 사장을 고소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며칠 뒤, 맞고소 소식이 들려왔다. 사장의 가족들은 피해 여성을 '꽃뱀'으로 칭하며 합의와 고소 취하를 종용하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다.
사장의 아내는 "여자로서 홀아비 방에, 그것도 안마하러 들어갈 때 약간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 감지했을 텐데. 돈 벌어야 한다던데 무고한 짓으로 돈 욕심에 누가 봐도 고소할 계획 세우고 들어간 것 같다"면서 "별일도 아닌데 우리 아들이 무고죄로 고소한다고 하니 서로 취하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날 청소, 안마도 안 하고 돈 챙겨갔으면 일은 끝난 건데 돈 욕심에 무고한 사람 잡지 마시고 돈 필요하다면 아들 몰래 줄 테니까 연락해달라"며 2차 가해를 이어갔다.
이에 A 씨가 "연락하지 말라. 너무 힘들다. 같은 여성이시면서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냐"고 하자, 사장 아내는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고 했다.
경찰은 지난 7일 사장에게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여성을 상대로 접수된 고소 사건은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A 씨는 "돈이 부족해서 하나 더 구하려고 했는데 이젠 기업에서 공채 내는 거 아니면 (아르바이트) 못 하겠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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