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진보 승리' 공식 깨져…청년층 보수화·노년층 참여 증가
[6·3 대선 D-8] 지지층 1명이라도 더 '투표 독려'…보수층 부정선거론 변수
이재명 "사전투표로 내란종식"…김문수 "나도 사전투표할 것"
- 한재준 기자, 박기범 기자, 박소은 기자,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박기범 박소은 임윤지 기자 = 6·3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정당이 지지층에 투표장에 나와줄 것을 독려하고 있다. 사전투표 제도가 정착하면서 사전투표율이 특정 진영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공식이 깨졌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일이 징검다리 휴일 주간인 데다 사전투표일 이틀 모두 평일인 만큼 지지층의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중요 과제가 됐다.
26일 정치권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전투표율에 따른 정당별 유불리는 명확히 나누기 어렵다.
사전투표 제도 시행 초기에는 진보 성향이 뚜렷한 젊은층의 높은 참여율로 인해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에 유리하다'는 공식이 형성됐다.
하지만 세대에 상관없이 사전투표에 나서는 것이 일상적인 것으로 정착하면서 이러한 공식이 깨졌다는 것이 학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치인 36.93%를 기록했지만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2030세대의 보수화도 '높은 사전투표율=진보 진영 승리' 공식을 약화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이번 대선 유권자 중 30.2%가 2030(18~19세 포함) 세대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20대(18~29세) 응답자의 36.9%가 국민의힘을 지지했다.
같은 세대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개혁신당 지지율은 각각 27.0%, 25.2%였다. 30대에서도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지지율이 각각 30.8%, 11.1%였다. 30대 민주당 지지율은 42.8%로 나타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전투표는 투표할 의향이 있는 사람에게 편의를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투표율 상승 효과는 미미하다"며 "현재도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장에 많이 나가긴 하지만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통념도 언젠가는 깨질 거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전히 젊은 사람들이 사전투표를 많이 하긴 한다"면서도 "문재인 정부 이후에 나온 선거 추세를 보면 젊은층이 보수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확산한 부정선거론 때문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 쪽에서 부정선거론이 끼어들면서 지지층에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 지지층이 사전투표에 많이 나설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유리하다는 전통적 해석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민주당은 투표율이 높아야 압도적 승리를 이룰 수 있다고 보고 대대적인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분위기 속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서지 않을 경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박빙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123일 만에 국민의 손으로 멈췄다는 것을 의미하는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을 전개하며 유권자에게 한 표를 행사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부터 전국 곳곳에 '사전투표로 내란 종식', '사전투표로 경제위기 극복', '빛의 한표 사전투표', '빛의 속도로 사전투표'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게첩한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도 유세 현장에서 "지금 여론조사 지지율이 다시 붙고 있다. 실제로 줄어들고 있는 게 맞을 것"이라며 "그들이 다시 돌아오려고 준비하고 있다. 우리가 바짝 신경 쓰지 않으면 (국민의힘이) 다시 돌아온다"고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마음이 바빠졌다.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는 것만이 아니라 역전을 위해서는 최대한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나오게 해야 하는데 부정선거론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당내에서도 음모론에 빨리 선을 긋고 투표 독려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따라 김 후보는 전날(25일)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당의 역량을 총동원해 사전투표 감시·감독을 철저히 하겠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고 사전투표에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두 자릿수 득표율 달성을 위해 지지층에 투표를 독려하는 모습이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소신 투표하는 분들이 투표장에 많이 나와야 이준석 후보의 경쟁력(존재감)이 살아난다"며 "청년층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한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8.3%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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