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해 못하면 바보"…'수비→반격' 전환 정면돌파
1주차엔 '통합' 호소…2주차부터는 역공 전략으로
'호텔경제론' '커피원가 120원' 직접 꺼내며 반박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그것을 이상하게 꼬아서 이해를 못 하는 것이라면 바보이고, 곡해하는 것이라면 나쁜 사람."
"방탄유리를 설치하고 경호원들이 경호하는 가운데 유세해야 하는 것이 이재명과 민주당이 잘못인가."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2주차에 접어들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발언도 변하는 모양새다.
통합을 핵심 메시지로 내세우며 자신에 대한 정치적 공세에 "편 가르지 말자"고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1주차와 달리, 2주차 유세에서는 자신을 향한 공격에 정면돌파하는 전략을 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 인천 남동구 유세에서 이른바 '호텔경제론' 발언에 대한 비판을 직접 꺼내며 "10만 원이라도 돈이 왔다 갔다 몇 번 돌면 그것이 10바퀴 돌면 100만 원이 되고 그것이 경제 활성화다"며 "그것을 이해 못 하는 것이라면 바보고 곡해하는 것이라면 나쁜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이날 인천 부평구 유세에서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방탄 경호' 비판에 적극 대응했다. 이 후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정적에 대한 제거 음모는 계속되고 있다"며 "이렇게 방탄유리를 설치하고 경호원들이 경호하면서 유세해야 하는 것이 이재명과 민주당의 잘못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부산 방문 중 피습으로 남은 목의 흉터를 직접 보여주며 "이 비정상의 나라, 비상식의 나라를 반드시 여러분의 손으로 뜯어고쳐 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 서구에서는 "6월 3일에 총알보다 강한 투표지로 그들을 확실히 책임 묻고 그들을 골라내어 확실하게 진압할 것"이라며 이번 선거를 "여러분 스스로가 함께 싸워 반드시 이겨야 하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성전"이라고 규정했다.
지난 20일 경기 김포 유세에서는 국민의힘에서 제기한 '커피 원가 120원' 논란에 대해 "대한민국의 공당이라는 데가 집단적으로 그런 허위 사실을 조작해서 상대를 공격하고 범죄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이런 사람들이 제대로 정치를 할 수 있겠나"라고 되받아쳤다.
국민의힘에서 제안한 대통령 후보 배우자 토론회와 관련해서도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왜 말하지 못하냐"며 "배우자가 정치하나. 우리가 대통령 배우자 선거하나"라고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이러한 강경 어조와 달리 유세 1주차에서 이 후보는 주로 통합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지난 13일 울산 유세에서는 "아까운 시간에 남의 뒤나 파고 다니고 정적 제거하려고 에너지 낭비하고 그런 것 하지 말자"며 "누구처럼 유치하게 사소한 문제로 편 가르고 졸렬하게 누구 뒤나 파고 그런 것 안 한다"며 정치 보복 우려를 일축하는 데 집중했다.
또 지난 13일 민주당 열세인 대구에서는 "맹목적으로 파란색이니까 빨간색이니까 무조건 찍어주면 대상으로 보지 주인으로 높이 보지 않는다"며 "좀 바꿔서 써라. 써보고 안 되면 또 바꾸고 그러면 된다"고 자신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텃밭인 호남에서도 이 후보는 통합 행보에 집중했다.
지난 15일 전남 순천에서 그는 다음 정부의 이름을 '국민주권정부'로 명명하며 "이제는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자. 앞으로의 정치는 그렇게 만들자"고 당부했다.
전남 광양에서도 "지금 이 세계적 위기, 인류사학적 위기, 대한민국의 위기, 우리 지역의 위기, 이 위기를 이겨내는 유일한 길은 힘을 합치는 것"이라며 "저는 그럴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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