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상트' 입고 스키 타는 北 주민…짝퉁 혹은 불법 수입품
조선관광, '마식령스키장' 홍보 영상에 노출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 강원도 원산시에 위치한 '마식령 스키장'을 홍보하는 영상에 일본 스포츠 브랜드 '데상트'(DESCENTE) 외투를 입은 북한 주민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조선 관광 홈페이지는 최근 '즐거운 마식령스키장'이란 제목의 홍보영상에서 스키장을 찾은 주민들의 모습을 담았다. 아이들이 스키를 배우는 장면, 리프트·무빙워크 등을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장면, 저녁 불꽃놀이를 즐기는 장면 등이 나왔다.
수도 평양에서 약 3시간 거리에 있는 '마식령 스키장'은 북한의 대표적 스키 휴양지로 지난 2018년 완공됐다. 지난해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단체 관광을 허가하며 대대적 홍보를 진행해 왔다.
영상에선 한 남성이 무빙워크에서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드는 장면이 확대됐는데, 외투의 오른쪽 어깨에 일본 브랜드 '데상트' 로고가 확인됐다. 데상트는 일본 스포츠 브랜드로 골프복·스키복 등을 판매한다. 특히 화살표 모양의 브랜드 로고가 왼쪽 가슴 부분이 아닌 오른쪽 상단에 위치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영상 속 남성이 입은 옷은 북한 내부에서 브랜드 모조품으로 제작되거나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수입했을 가능성이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제2270호는 스포츠 장비를 사치품으로 분류해 북한으로의 이전을 금지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해외 브랜드를 착용하거나 대형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모습은 종종 목격되고 있다. 지난해 평양 지하철을 촬영한 러시아 관광객의 유튜브 영상에는 한 학생이 미국 브랜드 '언더아머'(UNDER ARMOUR) 책가방을 메고 있는 모습이 담겨 눈길을 끌기도 했다.
북한의 고급 백화점으로 알려진 대성 백화점의 스포츠 코너에는 '아디다스'(ADIDAS)와 '나이키'(NIKE) 등 유명 브랜드의 의류와 신발이 구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북한은 매체에서 해외 브랜드의 청바지나 운동화 등이 등장할 때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 등 서구 문물의 노출을 규제했는데, 최근 들어 이러한 기조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관영매체 조선중앙TV는 지난해 11월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결승전에 북한 선수들이 착용한 나이키 축구화를 그대로 노출했으며, 지난해 9월 FIFA 20세(U-20) 월드컵 결승전에서도 북한 선수 14명 가운데 6명은 나이키 운동화를, 3명은 독일 '푸마'(PUMA) 운동화를 신은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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