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한복판 '글로벌 OTA'의 위력…트립닷컴은 달랐다 [르포]
전 세계 3000명 파트너 참석…매년 2배씩 규모 증가
영국 해리 왕자 깜짝 등장…남다른 이벤트로 이목 집중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상하이=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전 세계 각지에서 수천 명이 몰린 회의장, 무대 위에 오른 영국 해리 왕자, 그리고 1억 달러가 걸린 퀴즈.
26일 오전 중국 상하이에서 트립닷컴 그룹이 개최한 '인비젼 2025 글로벌 콘퍼런스'(Envision 2025 Global Conference)는 단순한 기업 설명회를 넘어 세계 온라인 여행사(OTA) 시장에서 아시아 대표 주자로 자리 잡은 트립닷컴 그룹의 성장 흐름을 집약한 자리였다.
2023년 시작한 콘퍼런스는 매년 여행업계 참석자가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74개 이상의 국가에서 3000여 명이 참석해 상하이 국제 컨벤션 센터 전관을 가득 채웠다.
트립닷컴은 부킹홀딩스, 익스피디아 등과 함께 세계 OTA 시장을 이끄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아시아 지역 기반 기업으로는 드물게 독자적인 글로벌 콘퍼런스를 주도하며 존재감을 확장하고 있다.
기술, 지속가능성, 여행 트렌드를 아우르는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여행의 미래를 체감할 수 있었다.
이번 콘퍼런스에 오른 연사들의 발표는 트립닷컴이 글로벌 OTA로서 입지를 공고히 해가는 현재진행형의 서사를 그대로 보여줬다.
특히 약 1억 달러(약 1350억 원) 규모의 '여행 혁신 펀드'(Travel Innovation Fund)를 공식 출범한다. 이는 단순한 제안을 넘어 산업 내 영향력과 리더십을 선언한 것이다.
제임스 량 트립닷컴 그룹 회장은 "여행은 번식·혁신과 더불어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활동 중 하나"라며 "효율성, 지속가능성, 그리고 독특한 경험은 여행 혁신의 세 축"이라고 제시했다.
트립닷컴은 여행 혁신 펀드로 덜 알려진 목적지의 매력을 부각시키고 문화 관광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디지털 축제, 다이닝 경험과 몰입형 이벤트 등 새로운 형태의 여행 콘텐츠를 개발한다.
또 '관광 혁신상'을 신설해 지속가능성, 기술, 문화유산, 자연경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개인과 조직에 총 약 140만 달러 상당(약 16억 원)의 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이어 제인 순 CEO는 이날 발표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여행 수요 회복에 발맞춰 트립닷컴이 창출한 성과로 2024년 기준 전 세계 파트너에게 1700억 달러 규모의 가치를 제공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중동 항공사 사례를 들며 "트립닷컴 이용객의 구매력은 전 세계 평균보다 2~3배 높다"는 현장 반응도 전했다. 핵심 키워드로는 '3E 전략'(Event, Elderly, Emerging Markets)을 제시했다.
행사장의 공기가 바뀐 건 순식간이었다.
제인 순 CEO "깜짝 손님은 누굴까요?"라고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어모은 후 영국의 서식스 공작, 해리 왕자가 깜짝 등장했다. 순간적인 정적 뒤에 폭발적인 환호성과 박수가 터졌다.
대다수 참석자는 휴대폰을 꺼내 들었고 예상치 못한 깜짝 등장에 행사장은 크게 술렁였다.
트립닷컴이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지속 가능한 여행의 중요성을 보다 강하게 알리기 위해 마련한 상징적 이벤트였다.
이날 해리 왕자는 자신이 주도하는 글로벌 파트너십 '트래블리스트'(Travelyst)를 소개하며 "여행은 사람과 지구, 문화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환경 보호, 지역사회 기여, 문화유산 보전을 아우르는 그의 메시지는 행사장에 모인 업계 관계자들에게 지속가능성이라는 화두를 다시 꺼내 들게 했다.
이어 열린 또 하나의 서프라이즈는 트립닷컴이 준비한 총상금 1억 달러 규모의 퀴즈 이벤트였다. 단순한 게임을 넘어, 참석자의 이해도와 참여도를 시험하는 지속가능성·브랜드 전략 기반의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구성해 현장의 열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콘퍼런스가 열린 상하이 역시, 단순한 개최지를 넘어 중국 내 대표적인 관광·마이스(MICE) 중심 도시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1층부터 7층까지 전관이 쓰인 상하이 국제 컨벤션 센터는 도시의 문화적 역량과 글로벌 이벤트 수용력을 상징처럼 보여줬다.
이날 코니 쳉(Cooney Cheng) 상하이시 문화 및 관광 행정 부국장은 "상하이는 박물관, 미술관, 극장 등 문화시설이 밀집해 있는 도시로 사계절 내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며 "도시는 다양한 결제 시스템과 즉시 환급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다국어 안내소와 비자 면제 확대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2025년 1분기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174만 3000명을 기록했다"며 "5월 연휴 예약 기준으로는 연휴 기간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173% 증가하며 입국객 1위 도시로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상하이는 관광환경을 지속해서 최적화하며 글로벌 협업을 통해 국제 관광의 관문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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