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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운반선에 대당 150달러 폭탄…'병 주고 약 주는' 트럼프

中 선박·해운사 거액 입항 수수료 K-조선·해운 '반사이익'
완성차 운반 현대글로비스 일부 영향…CKD 물량 증가로 상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를 앞둔 지난달 3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현대글로비스 평택국제터미널 동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들이 늘어서 있다. 2025.3.31/뉴스1 ⓒ News1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선박에 대해 거액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한 데 이어 자동차운반선에도 차 1대당 15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관련 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중국산 선박과 중국 해운사를 상대로 수십억 원에 이르는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한국 조선사와 해운사는 수혜가 예상된다. 이미 해운사들이 신규 건조 물량을 중국 대신 한국에 발주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를 운반하는 현대글로비스(086280)는 부담이 커졌다. 특히 관세 전쟁으로 전체 해운 물동량이 줄어들 경우 한국 해운업계의 반사이익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초안에 없던 車 운반선 입항 수수료…"운반선도 美서 만들어라"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주 중국 해운사 선박과 중국산 선박에 더해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비(非)미국산 자동차 운반선이 미국에 입항할 경우 1CEU(소형차 한대를 운반할 수 있는 공간)당 150달러(21만 원)를 내야 한다. 미국산 자동차 운반선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자동차 운반선을 입항 수수료를 내야 하는 셈이다.

지난 2월 USTR이 공개한 초안에는 없던 내용이다. 당시엔 중국 해운사가 소유한 선박과 각국 해운사의 중국산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할 경우 1회당 최대 100만 달러(14억 원)의 수수료를 내는 방안만 담겼다. 이 내용은 △중국 해운사 선박에 1톤당 50달러 △중국산 선박에 1톤당 18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내용으로 구체화했다.

국내 유일 자동차운반선사인 현대글로비스 입장에선 당황스러운 소식이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10.6% 증가한 28조 4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8% 증가한 1조 7529억 원으로 2022년(1조 7985억 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높았다.

특히 지난해 완성차 해상운송 부문에서 매출 4조 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7.5%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운반선 운임이 상승한 데다 전체 완성차 해상운송 매출의 57% 차지하는 현대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대인 170만 대의 차량을 판매한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HMGMA 근로자 ‘메타프로(Meta Pros)’가 아이오닉5를 조립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6/뉴스1

현대차·기아 美생산 증대…글로비스, 완성차 대신 부품 운반

하지만 현대글로비스의 전체 매출에서 완성차 운반 관련 매출은 약 15% 수준이다. 특히 현대차·기아가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 신공장(HMGMA)을 완공했고 수입차 관세에 대응해 현지 생산을 늘릴 예정이어서 현대글로비스의 수수료 부담은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해외 생산 물량이 증가하면 기존 완성차 운송 대신 반조립부품(CKD) 운송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 CKD 매출은 11조 42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HMGMA 완공에 따라 저수익 북미 노선이 축소되고 CKD 매출이 증가할 경우 실적엔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현재 각국에서 운용 중인 자동차 운반선 중 미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물량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며 "모든 자동차 운반선사들이 동일한 조건인 만큼 우리 측 피해가 크다고 예단하기 어려우며 정확한 영향은 내부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MM 中 선박 비율 7%로 낮아…K-조선, 중국산 대체자로 각광

미국의 입항 수수료 정책으로 국내 대표 해운사 HMM은 당장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HMM의 현재 중국산 선박 보유 비율은 7.3%로 글로벌 8대 해운사 중 일본 ONE(0%)과 대만 양밍(0%)에 이어 세 번째로 낮다.

업계 1~3위인 MSC(스위스·16.8%), 머스크(덴마크·10.0%), CMA CGM(프랑스·32.9%)의 중국산 선박 보유 비율과 비교했을 때는 현저하게 낮은 편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HMM을 비롯한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선사들은 미국 입항 수수료가 유럽 선사 대비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전체 해운 물동량이 줄어들 경우 해운업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가장 순풍을 맞았다. 값싼 중국산 선박을 찾았던 주요 선주들이 미국 입항 수수료에 대비해 한국 조선소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그리스 해운사 캐피탈마리타임은 중국 조선소 대신 HD현대삼호(067030) 및 HD현대미포(010620)와 컨테이너선 20척 규모의 주문 계약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월 한국 선박 수주 물량은 82만CGT(표준선 환산톤수·17척)로 중국(52만CGT·31척)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자료사진) (HD현대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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