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유럽서 車구독 서비스 확대…신차로 젊은층 공략
현대차-프랑스, 기아-독일서 구독서비스 시작
유럽 점유율 4년 만에 하락…구독 시장 연평균 33.5% 성장 전망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유럽 시장에서 차량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젊은 소비자들의 신차 구매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들에게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법인 대상 판매가 늘어나면 지난해 하락한 유럽 시장 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프랑스법인은 최근 현지 렌터카 기업 아르발과 전문직을 대상으로 하는 차량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대차 차량을 보증금 없이 최소 6개월에서 최장 36개월까지 빌릴 수 있다. 7개월부터는 조건 없이 반환할 수 있어 차량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아 독일법인은 초단기 차량 구독 서비스 '기아 드라이브'를 출시했다. 1~30일간 기아 차량을 독일 내 9개 기아 대리점에서 빌릴 수 있다. 일일 요금은 준중형 전기 SUV 'EV6' 기준 65유로(약 9만 원)다. 기아의 첫 번째 목적기반차(PBV) 'PV5'가 올여름 출시되면 대여 모델에 포함될 예정이다.
기아 드라이브는 2019년 이탈리아에서 '위블 드라이브'란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후 현재 스페인, 프랑스, 슬로바키아, 폴란드, 독일 등 유럽 6개국의 대리점 80여 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기아 유럽권역본부는 이번 독일 진출을 토대로 기아 드라이브 서비스 지역을 유럽 전역으로 계속 확장할 계획이다.
현대차 유럽권역본부가 자회사를 통해 운영하는 차량 구독 서비스 '모션'도 사업 지역을 넓히고 있다. 모션은 2021년 영국과 스페인에서 처음 출시돼 현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듬해 네덜란드에 공식 진출했고, 지난해 11월에는 독일 지역 서비스를 개시했다. 독일에선 모션 서비스를 통해 보증금 없이 6개월 단위로 현대차 차량을 구독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가 유럽 내 차량 구독 서비스를 강화하는 건 줄어든 신차 판매량을 법인 대상 신차 판매로 만회하기 위해서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유럽 시장에서 전년 대비 3.9% 감소한 106만 3517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그룹의 유럽 합산 판매량이 감소한 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 유럽 시장 점유율은 8.6%에서 8.2%로 0.4%포인트(p) 하락했다. 2021년 이후 4년 연속 유럽 판매 4위 자리를 수성하긴 했지만, 5위 도요타그룹이 지난해 점유율을 6.9%에서 7.8%로 끌어올리며 추격에 나선 상황이다. 3위 르노그룹의 점유율은 9.7%에서 9.9%로 상승해 현대차그룹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싱크탱크 유럽운송환경연합(T&E)에 따르면 유럽 내 신차 구입 중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50%에서 2023년 60%까지 올라왔다. 반면 개인 비중은 50%에서 40%로 감소했다. 모션을 운영하는 현대차 유럽권역본부는 독일 내 자동차 구독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33.5%씩 성장해 전체 신차 판매의 12~15%를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신차를 구매하지 않은 젊은 소비자들을 상대로 자사의 모빌리티 경험을 미리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현대차·기아가 구독 서비스 시장 확대에 나선 이유다. 모션 운영사인 현대 커넥티드 모빌리티의 리란 골란 이사는 최근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션 사용자의 평균 연령은 42세로 유럽 내 현대차 신차 구매자보다 10년 이상 낮고, 사용자의 3분의 1은 40세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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