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서학개미(미국 주식 투자자)의 '눈물의 물타기'가 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달 관세 부과 후 급락했던 종목 대부분의 주가가 반등에 성공했다.

패닉 속 서학개미들이 집중 매수한 테슬라와 구글(알파벳)은 물론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까지 관세 부과 전 주가를 회복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언급으로 주가가 급락한 지난달 7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서학개미는 25억 6659만 달러(약 3조 5719억 원)를 사들였다. 코스피 시가총액 107위 GS(3조 6237억 원)에 버금가는 금액이다.

서학개미는 특히 테슬라를 4억 1547만 달러(5782억 원) 사들이며 '테슬라 사랑'을 이어갔다. 애플과 알파벳도 각각 2억 7286만 달러(3797억 원), 1억 3161만 달러(1831억 원) 더 담았다.

지난달 7일 주가 급락 후 저가매수에 나선 모양새다. 관련 서학개미 종목 게시판에는 손실 글에 "물 타서 평단가를 낮춰라", "버티면 본전 온다"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실제 서학개미가 사들인 종목은 지난 7~8일 바닥을 찍고 반등에 성공했다. 테슬라는 지난달 7일(현지시간) 장중 214.25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이달 15일에는 342.82달러로 60%나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언급 전인 지난달 1일 종가(268.46달러)보다도 27.7% 더 높다.

애플도 지난 1일 223.19달러에서 지난달 8일 장중 169.21달러까지 하락했다. 이후 반등에 성공하면서 지난 15일 211.4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아직 관세 부과 전 주가는 회복하지 못했지만, 저가 대비 24.96% 상승했다.

알파벳 역시 지난달 7일 140.53달러까지 빠졌지만, 지난 15일에는 163.9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1일 종가(157.07달러)보다 4.39%, 관세 이후 저가보다 16.67% 오른 수치다.

사실상 주가가 관세 부과 이전 수준을 넘어서면서 물 탄 개미들은 본전은 회복했을 것으로 보인다.

레버리지 ETF에 물 탄 간 큰 서학개미들도 본전을 찾아 한숨 돌리게 됐다. 지난달 7일 이후 서학개미는 ICE 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 Shares) ETF를 1억7614만 달러(2450억 원), 테슬라 주가를 2배로 반영한 TSLL(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 ETF를 9944만 달러(1383억 원) 사들였다.

SOXL 주가는 지난달 1일 종가(15.95달러)에서 같은 달 7일 장중 7.23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이달 15일 18.47달러로 마감했다. TSLL 역시 이달 15일 종가가 14.82달러로, 지난달 1일 종가(10.21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관세 이전으로 주가가 회복된 것이지, 연초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연초 대비 테슬라 주가는 -15.11%, 애플은 -15.56% 상태다. 알파벳 역시 -13.39%를 기록 중이다.

레버리지 ETF인 SOXL과 TSLL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SOXL은 연초 이후 -32.37%, TSLL은 -46.17%다.

증권가에서는 물타기를 통해 저점을 낮추는 전략은 유효하다면서도 미국의 관세 유예 기간이 90일로 제한돼 있고, 무역 분쟁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만큼 레버리지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학개미가 관세 충격 이후 급락한 종목을 대거 사들인 것은 추가 매수를 통해 평단가를 낮추기 위한 작업으로 보인다"며 "주가가 오르면서 일정 부분 손실이 완화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급격히 주가가 오른 만큼 추가 급락 가능성이 있다"며 "레버리지 ETF는 변동 폭이 큰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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