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료의 기적'…한국이 전수한 간이식, 몽골서 300명에 새생명
서울아산병원, 15년간 전수…몽골 의료진 192명 초청 연수
의료진 214명 몽골에 파견해 시스템 구축 및 협진 수술도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몽골은 간암 사망률 전 세계 1위임에도 간이식을 할 수 없어 자국 환자를 해외로 보내야 했다. 이에 서울아산병원이 2010년 생체간이식 전수에 나섰고, 몽골은 15년간 300명이 넘는 자국민에게 생체간이식을 시행하며 간이식 자립을 이뤘다.
서울아산병원은 몽골 정부의 요청을 받아 지난 2010년부터 15년간 몽골 울란바토르 국립 제1병원에 생체간이식을 했으며, 최근 현지 병원이 누적 생체간이식 300례를 달성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서울아산병원의 아시아 저개발국 의료자립 프로그램인 '아산 인 아시아'(Asan-in-Asia) 프로젝트의 성과로 꼽힌다. 이 프로젝트는 몽골, 베트남 등 의료 환경이 열악한 아시아 국가를 돕고자 2009년 시작됐다.
몽골은 전 세계 1위인 간암 사망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9년 말 정부가 직접 간이식 프로그램 유치팀을 조직하고 서울아산병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요청을 받아들여 3단계에 걸친 간이식 전수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2010년부터 몽골 국립 제1병원의 외과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192명을 초청해 연수를 진행했다. 2011년부터는 19차례에 걸쳐 의료진 214명을 현지에 파견해 간이식 진료 및 수술 시스템을 구축하고 협진 수술을 시행했다. 특히 생체간이식 분야 세계적 대가인 이승규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2011년 몽골 최초의 생체간이식에 직접 참여하는 등 총 20차례 몽골을 방문했다.
그 결과 몽골 국립 제1병원은 2015년부터 독자적으로 간이식 수술을 집도하기 시작했다. 서울아산병원은 현지 의료진이 자체적으로 수술을 진행할 때 이메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화상전화 등을 통해 수술 예정 환자의 간이식 적응증 여부와 수술 시 주의사항, 환자 관리 방법을 제공했다.
지난달 22일에는 몽골 최초 기증자 복강경 간 절제술을 통한 생체간이식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도록 도왔다. 몽골 국립 제1병원은 생체간이식을 300례 이상 시행하며 안정적인 수술 궤도에 올렸지만, 기증자 간을 복강경으로 절제한 경험이 없어 서울아산병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현지 의료진을 한 달간 서울아산병원으로 초청해 기증자 복강경 간 절제술을 전수했고, 정동환·강우형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 신선영·김재회 수술간호팀 간호사 등 의료진 4명을 몽골 국립 제1병원에 파견해 함께 수술을 진행했다.
이 석좌교수는 "몽골 정부와 처음 협약을 맺을 당시 몽골은 간암 사망률 세계 1위임에도 마땅한 간이식 치료 기술과 장비가 없어 전적으로 해외 원정 치료에 의존해야 했다"며 "이제는 몽골에서 300명이 넘는 환자가 간이식으로 새 생명을 얻었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의 누적 생체간이식 건수는 7445례로, 뇌사자 간이식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8937명의 말기 간질환 환자에게 간이식으로 새 생명을 선물했다. 고난도 생체간이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서울아산병원의 전체 간이식 생존율은 △1년 98% △3년 90% △10년 89%로 매우 높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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